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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기]문경새재를 가다 상세 내용
[여행수기]문경새재를 가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3-07-03 조회수 100

여행을 가려면 차 시간을 맞추느라 충분한 여유가 있는 데도 서두르게 된다.

오늘은 창가에 앉아 산천을 즐겨 보리라 생각했는데,

일행들과 수다를 떨다 보니 문경새재가 다 와간다.

 

문경새재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으로

영남대로, 서울 가는 중간에 있는 길이다.

조선시대 과거 보러, 한양을 갈 때 선비들이 이용하던 길이었다.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죽령을 넘으면 대나무처럼 미끄러워 시험에 미끄러질까

문경새재를 넘어갔다 한다.

 

문경(文慶)은 문과 급제에서 경사스러운 소식이 있다 등으로 해석한다.

문경새재 과거 길을 걸어보자.

모두 신이 나서 걷다가 관람차를 보고 모두들 탈까 말까 망설이다 걷기를 택했다.

1관문을 지나 오픈 세트장에서 해설사가 동행했다.

세트장은 드라마 대왕 세종, 선덕여왕, 왕건, 제중원, 추노 등이 촬영된 곳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세트장은 건물들이 실제 건물의 70% 정도의 규모로 만들어졌단다.

오래되고 낡아 보이는 옛집 풍경은 많은 관람객으로 인해 반질반질하다.

세트장 지나서 제2관문까지는 혼자 걸어 갔다.

산불됴심 표석

우리나라에서 조선 후기에

세워진 표석으로 고어로 된 순수한 한글 표석이다.

현재 국내에 고어로 된 한글 비석은 모두 4점이나 이 표석을 제외하곤

모두 국한문 혼용이다.

 

선비들이 많이 지나다닌 대로였던 만큼 많은 비석들이 세워져 있다.

문경새재는 특히 경관이 아름다운 바위들이 많아서인지

바위에 직접 새긴 비석들이 많이 있다.

불망비, 선정비 등등 마모되어 글자를 알아볼 수 없고,

나무와 풀들은 뒤엉켜 세월의 무상함을 증명하고 있다.

조선시대 경상감사가 업무를 인수인계하던 교귀정,

기름틀 바위, 조곡폭포 제2관문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 주막에 들렸다.

옛 선비들이 지나가다 쉬어 가던 곳을 지금은 문경읍 청년들이

짤랑짤랑 엽전을 흔들며 관광객을 유혹한다.

주막이 어떤 곳인지 구경도 할 겸, 못 이기는 척 들어갔다.

떡메치기 천 원, 오미자 막걸리 한잔 천 원, 오미자 주스 천 원,

모양 없는 인절미 서너 개 무조건 천 원에 샀다.

 

한시에 점심시간이라서 맞추어 식당에 들어가니 모두 먼저와 있었다.

약돌 돼지고기구이, 더덕구이 도토리묵무침 등 한상 푸짐해 보인다.

오미자 주스로 건배까지 하고, 점심 식사 후 아리랑 공원에 갔다.

 

아리랑 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문경새재는 웬 고갠가

눈물이로구나

 

문경새재 물박달나무

홍두깨 방망이로 다 나간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그만큼 문경새재가 옛 시대 화재의 중심이었나 보다.

문경새재 입구에서 송화고 버섯, 오미자차, 오미자 막걸리 등 한 보따리 샀다.

버스로 이동하여 흥천사에 갔다.

 

충북 괴산에 있는 흥천사는 문경새재에 있는 절로 문경새재를 넘어

한양 가던 영남의 선비들이 과거 급제 기도를 드리던 곳이란다.

천복을 비는 천복전에 모두 들어오란다.

노란 가사를 입으신 주지스님께서 강론을 펼치시는데 카리스마가 넘치신다.

이 절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영정이 있다고 한다.

시주한 유명 인사들도 많이 있고, 아직은 불사중이란다.

처음 듣는 역사적 이야기가 많았는데, 시간이 촉박하다며 빨리 나오란다.

비즈 팔찌도 선물 받고, 공양실에 들러 수박과 떡을 먹고 가란다.

모두들 시간이 촉박하다며 나왔지만 사양하지 않고 맛있게 먹으며

이런 절은 처음 봤다며 감사해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먹는데 인심난다. 이런 말들이 맞는 말인지는 모르지만

몸도 마음도 자연과 인심과의 후한 만남이었다.

 

50+기자단 양정숙 기자(tomymelon@naver.com)

 

캡처.JPG